바다를 보러 갔지.
여의도에서 바라보던 한강을 보고 가슴이 터지던 10여 년 전의 그때처럼
마치 바다를 보면 무언가 이 막막함을 해소할 수 있을 꺼란 기대같은 건..아니었던 것 같고..
백사장에 앉아 바라본 초여름 포항의 바다는,뭐랄까..느껴지질 않았어.
재영이의 환호성으로,
재영이의 하얀 종아리로
바다의 허전함을 메울 수 있었다면, 나는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나이를 먹은 건가..
바다를 보아도,
그 바다 넘어 대양이 있을 거란 희망을 그릴 수 없고..
하늘을 보아도,
그 하늘 위에 엄마가 나를 진짜 보고 있을거라는 믿음이 흔들거리고..
눈이 부시도록 하얀 백사장을 보아도,
발가락 사이의 정겨움을 헤아릴 수 없고..
멀리 정박해 있는 항해를 앞둔 배들을 보아도,
그안에, 무너진 내 가능이었던 것들의 잔재만 그득할까봐 더 이상의 전진을 포기하고..
코끝 싸한 아련함이 가슴을 후비는 그런 통증이 날아들지 않는 것만 보아도,
이미 나는 낡은 포스터의 빛바랜 배우의 얼굴처럼..
세월에 씻기운 가슴만 울리도록 텅빈 사람이 된 듯해.
온 통 슬픔이었다가,
마냥 가라앉았다가,
듬뿍 달~떠있다가,
우우~울고싶어졌다가,
나는 요즘,
그래.
그리움 땜에......................................................아퍼.
누구는 이곳이 문화시설이 제대로 없어서 막막했었다는데..
나는 얼굴이 그리워서..
소통이 메말라서..
목 축일 벗이 없어서..
마치 귀양이라도 온 듯..나를 말리고 있어.
좀 더 있으면 빛바래서 서걱서걱 바스라질지도...후훗~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멀리 배가 정박해 있다는거...
바다는 푸르지 않았지만,2년을 휴가를 못데리고 간 재영이에게 늘 보여주고 싶었어.
바다를 보는 내 아이의 눈이 많은 것 중 하나라도 담아가기를 소망한다.
우리 재영이의 튼실한 허벅지 보라지!!ㅋㅋ
안개를 싸 안고 있는 듯한 저 곳은 아마도 포항제철이 아닐까 싶어.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코스 중 하나였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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