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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하지?

주위에 가까운 사람중에 암환자가 없었던 내게 암은 TV에서나 일어나는 일이었다

흔히 암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부정을 하는 1단계, 분노하는 2단계, 왜 하필 나에게? 자책하고 후회하는 3단계 우울,

그리고 타협을 한다는 4단계......,


암 진단을 받은 월요일과 화요일까지 나는 좀 힘이 들었다. 

짧게 나는 저러한 단계를 거쳐 이제 어떻게 하지?를 화요일 저녁부터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대처할 수 있는 나를, 슬픔에 빠져 허우적 거리지 않는 나를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했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틀에서 삼일동안 저런단계를 치루어 낸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나를 칭찬하고 응원하련다.


병원의 일정은 나의 일정, 개인적인 일상은 고려되지 않은 채 진행되었다. 

총장과 부장에게 보고를 하고 함구해주기를 바란다고 하고나니 주위의 시선이 의식되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담당교수가 정해지고 교수를 만나기 까지의 과정은 복잡했고 기다림은 예상보다 길었다.

세로로 긴 창을 뒤로 하고 자켓같은 하얀가운을 입은 교수는 온화했고 친절했다. 

항암치료를 해서 암의 사이즈를 줄이거나 할 정도는 아니지만 작은 암들이 넓게 분포되어 있어서 절제범위가 넓어 질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해주었다.

0기에 가까운 1기인 것 같다고, 그 작은 씨앗같은 암들 중  몇 녀석은 관을 뚫고 나오려고 하고 있다고......,

무릎위에 얹힌 내손등에 손을 얹으며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하는 담당교수의 따뜻함은 전해졌지만 내 상황의 무게는 달라지지 않았다.


5월27일 수술일정이 잡혔고 전날 입원을 해야한다고 했다.

군에 있는 작은아이에게는 가능하면 천천히 말하기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