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pc의 전원을 켜면서, 마치 그때 부터 내 시간이 시작되는 것인 양..
그렇게 하루를 연다.
'세상과의 소통'이라는 너무나 뻔한 주절거림을 내 게으름의 정당화에 덧붙이는
이 뻔뻔(?)스러움이라니...
나는 글자의 나열을 잊어버린 듯하다.
이제 나는 일기를 쓰지 않는다.
이제 나는 시도 읽지 않는다.
이제 나는 편지도 쓰지 않는다.
이제 나는 급기야...문자질도 하기 싫다.
왜...
게으름이지.
시골에서 홀로 사시는 시어머니께 전화를 자주 드리지 않는 것도, 그래서 팔십셋인 우리 어머니께서 전화주어서 고맙다고 말씀하시게 하는 것도,
분명 힘든 상황을 버텨내고 있을 친구에게 '때로 혼자인게 나을때도 있어' 라고
혼자 결정짓고 안부조차 묻지 않는 것도,
너무나 많은 일들이 산재해 있는데도 '난 지금 쉬어야해' 라며 등 돌리고 누워버리는 것도,
어쨌던..참으로 힘든 날들을 힘겹게 힘겹게 견디어 내고 있는 그를 향해 팔 벌려 안아주지 못하는 것도,
내 아이가 내가 어떻게 해주길 원하는 줄 뻔히 알면서 엄마라서 그러면 안 되는 거라면서 외면해 버리는 것도, 이미 이곳에 계시지 않지만 늘 내 안에서 나를 보살펴 주는 우리 엄마에게도, 이젠 그토록이나 그리워하던 마포조차도 잊어버린 것 같은, 정신을 놓아가고 있는 울아부지에게도,......
젠장...
무슨 시였더라..
그 끝에 가면 내가 꼭 울게 된다는 .....
오늘 일기 끝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의 읍조림이 한강으로 달려가고 싶게 한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